furyosa 2017. 8. 25. 08:48

채근담 상

작가
홍응명, 자이원명
출판
소담출판사
발매
2007.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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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은 물이오 나는 나이니 귀천은 잠깐 걸친 옷에 불과하다.

내 몸이 귀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받든다면 이는 높은 관과 넓은 띠를 받드는 것이다.

내 몸이 천하게 되어 남들이 나를 업신여긴다면 이는 베옷과 짚신을 업신여기는 것이다.

본래의 나를 받드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기뻐할 것이며, 원래의 나를 업신여기는 것이 아니니

 내 어찌 노여워하겠는가 ?

 

* 쉴 줄 알면 속세도 정토가 되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가 된다.

 

* 탐욕스러운 삶은 고해에 빠진 솜처럼 무겁고 성찰하는 삶은 고해 위를 나는 새처럼 가볍다.

 

* 지나치게 한가하면 쓸데없는 생각이 나고 지나치게 바쁘면 자신을 잃기 쉽다.

 

* 지나치게 집착하면 반드시 고통스러워지고 떨어져서 바라보면 절로 여유로워진다.

 

* 허영과 탐욕은 그림자를 쫓는 것과 같고 절제와 겸양은 반석에 앉는 것과 같다.

 

* 즐거움이 다하면 슬픔이 생기고 고통이 다하면 기쁨이 생긴다.

 

* 이름을 내세우다가 그 이름을 더럽히기 쉽고 일솜씨를 뽐내다가 그 일에 시달리기 쉽다.

 

* 세상살이에 초탈하는 길은 세상 속에 있고 마음을 깨닫는 길은 마음속에 있다.

 

* 마음을 채우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가 없고 마음을 비우면 세상 만물을 담을 수 있다.

 

* 권력투쟁도 냉철히 살피면 파리 다툼과 같고 이해득실도 냉철히 대하면 녹는 눈과 같다.

 

 

* 사람의 도리에는 한때의 불편이 따르지만 부와 권력에는 평생의 근심이 드리운다  


* 완화한 기운은 초목을 자라게 하고 따뜻한 인심은 사람을 모이게 한다  


* 속세에서 벗어나면 명예를 세울 수 있고 물질의 욕심을 버리면 성인이 될 수 있다 

* 이익을 취하는일에 나보다 앞서지 말고 덕을 베추는 일에 남보다 뒤지지 말라  

 

* 양보하는 길이 자신을 높이는 길이고 남을 위한 일이 곧 자신을 위한 일이다


* 몸을 움직이는 자기 하루가 짧고 멀리 내다보는 자는 하루가 길다


* 허물을 꾸짖을 때 너무 엄격하게 하지 말고 선을 가르칠 때 너무 고상하게 하지 말라


* 높은 곳에 있으면 욕심을 줄이기 어렵고 낮은 곳에 있으면 높은 뜻을 품기 어렵다  

 

* 지나치게 부지런하면 몸이 고달파지고 지나치게 결백하면 사람이 따르지 않는다  


* 궁지에 빠졌을 때는 일의 처음을 되돌아보고 성공을 거두었을 대는 일의 마지막을 살펴야 한다  


* 부귀한 자는 마땅히 너그러워야 하고 충명한 자는 마땅히 재주를 감추어야 한다  

 

* 공명을 좇는 자는 오히려 이름을 더럽히고 사심 없이 애쓰는 자는 절로 향기로운 이름을 얻는다  


* 재주를 과신하면 자신을 해치고 지나친 편견은 남을 해친다  


* 한 걸음 물러서면 두 걸음 내밀 자리가 나고 작은 공을 양보하면 큰 공을 얻을 기회가 생긴다  


* 모든 일은 너무 깊어도 안 되고 너무 얕아도 안 된다  


* 뜻을 세울 때는 한 걸음 높이 서고 행동으로 옮길 때는 한 걸음 물러선다  


* 덕을 쌓으려면 명예를 버리고 학문에 매진하려면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 탐욕을 부릴수록 복의 뿌리가 시들어가고 선행을 베풀수록 복의 뿌리가 깊어진다  


* 목석처럼 굳은 마음을 지니고 구름과 물처럼 담담한 감정을 유지하라  


* 나의 공과 남에 대한 원망은 빨리 잊고 남의 도움과 나의 잘못은 깊이 새겨둔다 


* 실천 없는 가르침은 공허하고 덕이 없는 사업은 위태롭다

 

 

 

*

마음 가라앉히고 차분해졌을 때

열광하여 들뜨던 때를 살피면

정열에 끌려 날뛰던 일이

쓸데없는 짓이었음을 알게 된다

아주 한가한 다음에야

번거로운 때를 돌이켜보면

조용한 즐거움이 진짜였음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흥분하여 날뛰던 일이

얼마나 어리석은 모습이더냐

아주 정상적인 상태에서

누리는 즐거움이 진정 귀한 것이다

 

*

타인 험담은 구름 조각이 해를 가림과 같음이요

아양 떨고 아첨하는 것은

문틈의 바람결 살결에 스며듦과 같음이라

그 해로움을 깨닫지 못한다

 

타인에게 나를 헐뜯는 무리는

그다지 경계할 것이 못 되지만

앞에 와서 알랑거리고 아첨하는 무리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아첨은 몸도 집안도 망친다

나라와 사회를 무너뜨리고

그 무서운 혼란은 옛날에도

오늘날에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


일자리를 물러나는 것은

전성기를 골라서 할 것이다

남들이 애석하게 여길 때

알맞은 때에 할 일이다

 

몸 둘 곳은 남들이 원치 않는

외롭고 낮은 자리가 좋다

거기는 미워하거나 다투는 이가 없기에

안전하고 편하기 때문이다

 

일터를 떠날 때는 전성기가 좋고

실패나 쇠퇴기는 초라하고 부끄럽다

몸을 가눌 곳은 후미진 곳으로

남이 시기하지 않을 곳으로 하는 것이 좋다

 

 

*

사람 사는 이치에 맞게 살면

마음이 밝아지고 여유가 생긴다

하늘의 도리에 맞추어 살면

가슴이 활짝 펴지게 된다

 

그러나 욕심만 따르면

마음이 좁아져서 발 내딛는 곳마다

가시덤불이 있고

진흙탕만 만나게 된다

 

하늘이 가르치는 길로 가면

마음에 여유 있는 삶이 열리고

제 욕심대로만 가면

가시밭이요 진흙탕일 뿐이다

 

 

*

그리 대단한 일을 못한다 해도

이익에 눈 멀어 허둥대지만 않으면

꽤 괜찮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너무 치사하게만 굴지 말고 살아라

 

학문을 닦아 위대한 공적은 못 남겨도

물욕을 마음에서 없애버리기만 한다면

성인의 경지에 들어가리라

세속에 시달리지 말고 살아라

 

보잘것없는 일에는 매달리지 말고

조금은 초연하게 살아라

명사나 성인이 되는 길이

까마득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