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Review/인문(기타)

우리 개 스트레스 없이 키우기

furyosa 2017. 10. 20. 09:01

우리 개 스트레스 없이 키우기

작가
후지이 사토시
출판
보누스
발매
20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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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개 스트레스 없이 키우는 핵심 포인트 21가지

1_
혼자 잘 노는 개가 행복하다
주인이 매일 함께 놀아주면 개는 주인과의 놀이를 규칙적인 일과로 생각하게 되고, 이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면 심한 스트레스르 받는다. 개는 오히려 주인이 자신에게 조금은 무관심하거나 집에서 잘 놀아주지 않을 때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바쁜 시간을 쪼개 개와 놀아줘야 한다는 의무감을 버려라.

2_
개의 스트레스 신호를 읽는 법
개의 스트레스 신호는 다양하다. 마치 노이로제에 걸린 사람처럼 같은 부위를 계속 핥는 이유는 무얼까? 실컷 자고 나서도 계속 하품을 하는 이유는? 피부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귀를 자꾸 긁는 까닭은 또 무얼까? 이렇듯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개의 행동은 모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신호다. 그 징후를 잘 살펴보자.

3_
등 마사지로 피로 풀기
주인이 만지면 흥분과 공포, 경계심이 사라지고, 긴장이 풀리면서 마음이 안정되는 부위가 바로 등이다. 소심하고 겁이 많거나, 공격적인 개들에게 등 마사지는 효과 만점이다. 반복해서 마시지해주면 개의 기분이 안정되고, 표정도 느긋해질 것이다.

4_
스킨십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터칭 기술
좋은 주인이 되려면 시간과 정성을 다해 개에게 터칭을 해주라. 터칭은 개에게 가장 좋은 놀이이자,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최고의 명약이다. 게다가 터칭은 따로 시간을 낼 필요가 없고, TV를 시청하거나 책을 읽으면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5_
긴장을 푸는 아로마 vs 집중력을 높이는 아로마
후각이 발달한 개에게향기는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훌륭한 매개체이다. 아로마 오일은 마음을 진정시켜 불안과 초조감을 달래주기 때문에 쉽게 흥분하는 개, 잘 짖는 개, 산만한 개들에게 매우 효과적이다. 개들도 나름의 개성이 있다. 따라서 주인도 좋아하고 개에게도 잘 맞는우리만의 아로마를 찾아보자.

6_
한순간에 흥분을 가라앉히는 홀드 스틸
개 뒤에서 밀착한 자세로 껴안는홀드 스틸은 극도로 흥분한 개를 진정시키는 최고의 방법이다. 홀드 스틸은 놀이의 성격이 강한 터칭과 달리 마음을 진정시키고 긴장을 푸는 데 주 목적이 있다. 개에게 홀드 스틸은 인간의 심호흡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

7_
산만한 개를 진정시키는 꽃 에센스
동물병원에서도 즐겨 사용되고 있는꽃 에센스는 과도한 스트레스로 난폭해진 개를 진정시킨다. 또한 기본적인 복종 훈련이 잘 되어 있지 않아 조련하기 까다로운 개들도 꽃 에센스를 활용하면 놀라운 효과를 볼 수 있다.

8_
짖는 소리 뚝 그치게 만드는 음악 효과
초인종을 울려도멍멍’, 산책을 나가도멍멍’. 늘 짖을 준비가 되어 있는 개가 있다. 자기 영역을 지키고자 하는 스트레스에서 오는 반응이다. 이런 개를 안정시키는 데는 클래식 음악이 효과적이다. 편안한 음악은 개의 신경을 진정시키고, 주인이 외출할 때 분리불안을 극복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9_
개도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개를 집 지키는 용도로 키우겠다며 현관 앞에 개집을 두는 주인들이 있다. 하지만 낯선 사람들이 언제든 방문하는 개방된 장소에 있는 개는 도무지 안정을 취할 수 없다. 하루 종일 필사적으로 침입자를 경계하느라 잔뜩 긴장해 있는 것이다. 개도 심신을 편안히 할 수 있는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라.

10_
풀어놓고 키우면 오히려 고독하다
개는 활동적인 동물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당에 풀어놓고 키우면 오히려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이때 개가 느끼는 스트레스는 자신만 가족에게서 소외되었다는 고독감이다. 오히려 집 안에 개집을 마련해주고 그 속에서 지내는 편이 개에게는 안정감과 만족감을 준다.

11_
개집이 클수록 긴장감도 커진다
넓은 공간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으면 개는 더 행복감을 느낄까? 이는 개의 심리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개는 움직일 공간이 넓어질수록 마음이 불안해져서 편히 쉬지 못한다. 집이 넓으면 언제 다른 녀석들이 침입할지 모른다는 긴장감이 시달린다.

12_
주인이 자주 짜증을 내면 개도 닮는다
개가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주인의 성격이다. 주인이 짜증을 내거나 불안해하면 개도 영향을 받아 신경이 예민해질 수 있다. 따라서 개가 주인의 감정을 알아채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13_
큰소리로 야단치거나 때리지 말라
개에게 생활습관을 가르친다며 큰소리로 야단치거나 때리는 것은 백해무익하다. 개는 야단을 맞으면 반성을 하는 것이 아니라야단을 맞았다는 사실만 기억한다. 따라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심지어는 야단친 사람에 대한 적대감 혹은 공포감을 키우게 된다.

14_
초인종 소리에 목숨 걸고 짖는 이유
개는 사람보다 뛰어난 청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작은 발자국 소리에도 사정없이 짖어댄다. 하지만 이를 두고 개의 정상적인 행동이라고 방치해야 할까? 개가 심하게 짖는 까닭은 자기 영역을 지키기 위한 행동이며 그때마다 강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지나치게 짖는 개를 안심시키기 위해서는 주인과의 주종관계를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 주인이 조용히 하라고 명령하면 이에 따르고 주인을 믿고 의지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15_ 하루 세끼 식사는 스트레스의 원인
사람에게는 규칙적인 식사가 건강의 지름길이지만 개는 이와 정반대다. 개에게 규칙적으로 먹이를 줄 경우, 그 시간만 되면 실제로 배가 고픈 정도와 상관없이 먹이를 기대하게 된다. 이는 개에게 심각한 스트레스를 준다. 혹시라도 정해진 시간에 먹이를 주지 않으면 짜증과 스트레스가 더욱 커진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매일 다른 시간에 밥을 주는 편이 좋고, 식사 횟수 역시 세끼를 꼬박 챙기는 것보다는 한 끼 정도로 줄이는 것이 좋다.

16_
외출할 때 개에게 인사하지 말라
개를 혼자 집에 두는 것이 미안해 외출할 때마다 친절하게 인사를 건네는 주인들이 있다. 하지만 이는 개의 분리불안을 증폭시키는 원인이 된다. 즉 주인이 인사할 때마다 따뜻하고 고마운 느낌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제 자기는 쓸쓸하게 혼자 있어야 된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다. 외출할 때나 집에 돌아와서 특별한 접촉이나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개에게 안정감을 준다.

17_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도는 이유
개가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 때 이를 재롱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사실 개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 안간힘을 쓰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꼬리를 쫓아 돌고 있는 것인데, 이는 꼬리를 물어 고통을 느낌으로써 스트레스를 잊으려는 일종의 대체행위이다.

18_
주인보다 앞서 걷는 개 vs 함께 걷는 개
산책을 할 때 주인보다 앞서 걸으며 줄을 팽팽하게 잡아당기는 행위 역시 스트레스 신호이다. 이는 자신을 리더로 생각하며 주종관계가 역전되었기 때문에 나타난다. 낯선 자나 다른 개가 다가오면 대장인 자신이 쫓아버려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개가 주인을 신뢰하고 복종해야만 이런 스트레스로부터 해방될 수 있다.

19_
무서워서 짖는 소리 vs 쓸쓸해서 짖는 소리
개는 강아지 때 다른 개에게 공격을 받았다거나 사람에게 폭력적인 행위를 당하게 되면, 이런 경험이 트라우마가 되어 성견이 되어서도 겁에 질려 경계하거나 마구 짖어댄다. 또 주인이 외출할 때 오는 분리불안이 극대화되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마구 짖어대기도 한다. 두 경우 모두 주인을 믿고 의지하는 주종관계가 제대로 정립되어야만 치유될 수 있다.

20_
다른 개와 어울리지 못할 때 대처하는 법
강아지는 태어나서 어미 개 혹은 형제들과 어울려 지내며 무리를 지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규율과 사회성을 배운다. 하지만 태어나자마자 바로 가정에 입양되는 강아지는 이런 과정을 경험하지 못하게 된다. 이렇듯 경험이 부족한 개는 산책이라도 나가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가장 중요한 것은 교류의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다. 또한 이때도 주인이 나서서 참견하지 말고 개 스스로 친구 사귀는 법을 터득하도록 인내하고 기다려줘야 한다.

21_
공놀이, 프리스비, 수영, 사이클링 즐기는 법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개는 주인과의 관계도 좋지 않다. 주인과의 신뢰관계를 회복하는 데 여러 야외 놀이를 활용하면 좋다. 특히 놀이를 통해 운동과 훈련의 효과를 거둠과 동시에 개의 스트레스까지 날려버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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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사생활

작가
알렉산드라 호로비츠
출판
21세기북스
발매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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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의 입장과 관점을 생각하라
늑대는 다른 늑대에 대한 우월감이나 꾸지람의 표시로 상대의 머리나 등을 누른다. 또 서열이 높은 늑대는 서열이 낮은 늑대의 주둥이를 물기도 한다. 입에 재갈이 물린 개가 풀 죽은 듯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른 개를 밟고 올라서는 행동은 자신의 서열이 더 높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밑에 깔린 서열이 낮은 개는 위에 선 개의 체중에 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비옷은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따라서 비옷을 입히는 것은 비에 젖는 것을 막아주기보다 자신의 서열이 낮다는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개에게 비옷을 입혔을 때 보이는 행동이 이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그들은제압당한 듯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목욕 후 물에 흠뻑 젖은 개를 닦아주기 위해 수건으로 몸을 감싸면 갑자기 얌전해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개가 비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데 얌전히 협력한다 해도 이는 개가 비옷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다. 서열이 더 높은 우리 인간에게 순응하는 것에 불과하다. --- p.31

개는 왜뽀뽀를 좋아할까?
나는 개가 나를 핥아주는 데서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개는 정말 애정...
개의 입장과 관점을 생각하라
늑대는 다른 늑대에 대한 우월감이나 꾸지람의 표시로 상대의 머리나 등을 누른다. 또 서열이 높은 늑대는 서열이 낮은 늑대의 주둥이를 물기도 한다. 입에 재갈이 물린 개가 풀 죽은 듯 보이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 다른 개를 밟고 올라서는 행동은 자신의 서열이 더 높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밑에 깔린 서열이 낮은 개는 위에 선 개의 체중에 눌리는 느낌을 받는다. 비옷은 그런 느낌을 불러일으킬지 모른다. 따라서 비옷을 입히는 것은 비에 젖는 것을 막아주기보다 자신의 서열이 낮다는 비참한 기분이 들게 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개에게 비옷을 입혔을 때 보이는 행동이 이 해석을 뒷받침해준다. 그들은제압당한 듯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목욕 후 물에 흠뻑 젖은 개를 닦아주기 위해 수건으로 몸을 감싸면 갑자기 얌전해지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다. 개가 비옷을 입고 밖으로 나가는 데 얌전히 협력한다 해도 이는 개가 비옷을 좋아하기 때문이 아니다. 서열이 더 높은 우리 인간에게 순응하는 것에 불과하다. --- p.31

개는 왜뽀뽀를 좋아할까?
나는 개가 나를 핥아주는 데서 애정을 느낀다. 하지만 개는 정말 애정 표현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일까? 먼저 반갑지 않은 소식을 전해야 할 것 같다. 늑대, 코요테, 여우 등의 갯과 동물들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따르면 새끼들이 사냥터에서 돌아온 어미의 얼굴과 주둥이를 핥는 이유는 구토를 유발해 아직 소화되지 않은 고기를 얻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렇다면 펌프는 아무리 핥아도 토끼 고기를 뱉어주지 않는 내게 얼마나 실망했을까.--- pp.43~44



순종 개는 존재하는가
애완견을 입양하기 위해 순종 개에 대한 정보를 찾다보면 귀 모양에서 기질에 이르기까지 자동차 사양 못지않은 복잡하고 세부적인 설명을 접하게 될 것이다. 다리가 길쭉하고 털이 짧으며 턱이 발달한 개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그레이트데인이 적합하다. 코가 뭉툭하고 피부에 주름이 있으며 꼬리가 말려 올라간 개를 원하는가? 그렇다면 퍼그가 어울린다.
어떤 견종이 좋을지 선택하는 것은 마치 선택사항이 포함된 의인화 패키지 상품을 구입하는 것과 같다. 단지 개 한 마리를 들이는 것이 아니라기품 있고 도도하며 찌푸린 표정에 냉정하고 콧대 높은사람(샤페이), ‘활발하고 상냥한사람(잉글리시 코커 스패니얼), ‘과묵하고 낯을 가리는사람(차우차우), ‘까불대는사람(아이리시세터), ‘거만함이 하늘을 찌르는사람(페키니즈), ‘덤벙대고 산만한사람(아이리시테리어), ‘침착하고 한결같은사람(부비에데플랑드르), ‘알고보면 개인사람(브리아르)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보면 된다. ---pp.66~67


킁킁거리는 개의 보습코
인간 코에는 거의 600만 개 정도의 감각 수용체가 있고, 양치기 개의 코에는 약 2억 만 개, 비글의 코에는 3억 만 개 이상이 포진해 있다. 개에게는 후각세포 코드화의 임무를 맡은 훨씬 많은 유전자, 훨씬 많은 세포, 그리고 온갖 종류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훨씬 많은종류의 세포가 있다. 그것이 냄새를 경험하는 데 있어서 인간과 개의 차이점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
그러니 그들 옆에 서면 우리는 완전히 후각상실자나 마찬가지다. 인간도 커피에 들어간 설탕 한 스푼 정도는 냄새로 알아차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는 올림픽 수영 경기장 두 개를 합쳐놓은 크기의 물웅덩이에 설탕 한 스푼을 풀어놓아도 냄새를 감지해낼 수 있다.
그것은 어떤 느낌일까?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시각적 세부사항들이 각각 특정 냄새와 일치한다고 상상해보자. 장미 한 송이에 달려 있는 여러 꽃잎의 향도 멀리 있는 꽃에서 날아와 꽃가루 발자국을 남겨놓고 간 곤충 냄새 때문에 각각 다르게 느껴질 것이다. 단 하나의 꽃가지에도 지금까지 그것을 손에 들었던 모든 사람의 흔적과 그것을 본 시각에 대한 단서가 남아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나뭇잎이 떨어진 자리에 화학물질의 분출 흔적이 남아 있고, 나뭇잎보다 통통한 꽃잎이 한 장 한 장 서로 다른 향기를 품고 있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일까. 나뭇잎의 접힌 부분에도 향기가 있고, 가시에 맺힌 이슬방울에도 향기가 있으며, 그 모든 향기 속에 시간의 흐름이 새겨져 있다. 우리가 꽃잎이 시들어 갈색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동안 개는 그 부패와 시간의 흐름을 냄새로 맡을 수 있는 것이다.--- pp.92~93

개에겐 나뭇잎과 잔디가 필요해
 
우리는 너무 자주 개를 목욕시킴으로써 그들의 더러워질 권리를 박탈하는 경향이 있다. 과도한 열정으로 집안뿐 아니라 개 침대까지도 말끔히 청소해버리는 인간의 문화적 성향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깨끗하게 느껴지는 냄새는 인공 화학적 청결제의 냄새일 뿐 전혀 생물?인 느낌을 주지 않는다. 아주 약하게 남아 있는 세제 향기조차도 개에게는 후각적인 공격이나 마찬가지다.--- p.110

다양한 몸과 꼬리의 언어
개는 입으로 다양한 표정을 짓는다. 입을 닫았다 열고 다시 편안히 힘을 풀거나 입 꼬리를 올린 채 입을 벌리거나, 혹은 주둥이를 모으거나 이를 드러내기도 한다. 개가 입을 다물고미소 짓는 것은 복종의 의미다. 흥분했을 때는 입을 벌린다. 이를 드러낸 표정은 공격적이다. 이를 드러내지 않고 하품하듯 입만 크게 벌리는 것은 인간의 하품처럼 지루함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이는 불안, 초조, 스트레스 등을 나타내고, 개가 자기 자신이나 다른 개를 진정시킬 때 주로 짓는 표정이다. 귀가 보이는 표정 역시 많이 다르지 않다. 쫑긋 세우거나 편안하게 내리거나 머리 옆에 바짝 붙여둘 수 있다. 다른 개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것은 위협이나 공격의 몸짓이다. 반대로 눈길을 돌리는 것은 복종을 나타낸다. 자기 자신의 불안을 잠재우거나 다른 개의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한 시도다.--- pp.140~144

온통 흐릿한 개의 시야
개의 망막 중심부에 몰려 있는 추상체는 낮은 조명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다. 그래서 해질녘이나 밤에는 낮에 비해 반응 횟수가 줄어든다. 즉 색을 감지하는 세포 수가 더 적어지고, 따라서 뇌에 신호를 전달하는 세포 수도 더 적다. 가까운 주변 세계는 약간 납작해 보인다. 여전히 어떤 색들이 있다는 것은 알고 빛과 어둠도 인식할 수 있지만 다채로운 색의 향연은 음미하지 못한다. 색들 간의 차이가 줄어들고 선명함도 덜해진다. 개들에게 세상은 이렇게 항상 어둑한 오후처럼 보인다.
개들은 다양한 색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정한 색을 선호하는 일도 드물다. 당신이 아무리 촌스러운 색의 목줄을 골랐다 해도 개는 전혀 불평하지 않을 것이다.--- p.164

인간 행동을 읽는 개
컴퓨터 앞에 앉아 양손을 키보드 위에 올린 채 세 시간을 보냈다고 치자. 갑자기 고개를 들고 양팔을 위로 올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은 그들 눈에 변신이나 마찬가지다! 당신 주의가 다른 곳을 향하는 것이 분명하므로 산책을 가고 싶어 하는 개라면 이것을 쉽사리 산책의 전조라 여길 것이다.--- pp.209~210

개의 시간 체험
당신 개는 심심해하는가? 하루 일과를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 마법처럼 양말이나 신발, 혹은 속옷이 본래 있던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널려 있지는 않은가? 아니면 어제 버린 음식물 쓰레기가 한 입 크기로 잘라져 여기저기 흩어져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답은당신 개는 심심해한다이지만 동시에최소한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씹어대던 한 시간 동안은 심심하지 않았다라고도 할 수 있다. 한 아이가 투덜대는 모습을 상상해보자. “할 게 아무것도 없어요!”이것이 바로 홀로 남겨진 개들 대부분의 심정이다.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이 남겨진 개는 무언가 할 일을 찾아내기 마련이다. 개의 정신 건강과 당신 양말을 위해서라도 해결책은 필요하다. 그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가지고 놀 수 있는 무언가를 남겨두는 것이다.--- pp.267~269

옳고 그름에 관한 개의 생각
가벼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개가 전형적으로 보이는 모습이 있다. 개를 키워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잘 알 것이다. 펌프처럼 쓰레기통을 뒤지다 걸리거나, 음식 찌꺼기를 입가에 잔뜩 묻히고 발견되거나, 소파 속 스펀지나 솜 부스러기를 온몸에 덕지덕지 붙이고 나타난 개가 취하는 행동을. 귀를 뒤로 젖혀 머리에 바짝 붙이고 꼬리를 빠르게 흔들다가 다리 사이로 감추고 몰래 방을 빠져나가려 한다면 자신이 방금 현장에서 발각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이다.
(……)
따라서 개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안다는 주장은 잘못되었다고 할 수 있다. 개는 아마도 자신의 행위가 나쁘다고 생각지 않을 것이다. 개가 보이는 죄책감은 두려움이나 복종의 표현과 매우 비슷하다. 그러니 애완견에게 버릇을 들이느라 심하게 고생하는 주인이 그리 많은 것도 당연한 일이다. 개가 아는 것은 주인이 불쾌한 표정을 짓고 나타나면 곧 체벌을 받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자신이 일종의 죄를 지었다는 사실은 알지 못한다. 주인의 눈치를 살피는 법을 알 뿐이다.--- pp.283~289

개의 본질을 인정하라
개와 산책하는 것이 개를 위해서라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할 것이다. 내가 매일 아침 일찍 눈을 뜨는 것은 펌프에게 목줄을 매지 않고 함께 공원을 걷기 위해서다. 일을 하다가 집에 들러 동네를 한 바퀴 도는 것도 그 애를 위해서다. 잠자리에 들기 전에 천천히 산책을 하는 것도 그 애를 위해서다. 하지만 정작 개는 자기를 위해 산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상하게도 인간이 정의한산책의 의미에 맞게 행동할 때가 많다. 우리는 빠른 걸음으로 우체국까지 갔다 오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싶어 한다. 그래서 제대로 산책을 하기 위해 온갖 냄새에 이끌려 자꾸 걸음을 멈추는 개의 목줄을 홱홱 잡아당긴?.
개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관심이 없다. 그러니 개가 어떤 산책을 원할지 한번 생각해보자. 펌프와 나는 각양각색의 산책을 즐긴다. ‘냄새 맡기 산책을 하면 한 발짝 전진하기도 힘들지만 그 애는 알 수 없는 온갖 매력적인 냄새 분자들을 들이마신다. ‘펌프가 결정하는 산책도 있다. 이 산책을 하면 교차로가 나올 때마다 우리가 갈 발향을 전부 펌프가 고른다. ‘꾸불꾸불 산책이라는 것도 있다. 펌프가 목줄을 맨 채로 내 왼쪽 오른쪽을 왔다 갔다 하며 나를 끌고 다니는 산책이다. 펌프가 더 어렸을 때는 관심이 가는 개를 만나면 펌프는 그 개 주위를 돌고 나는 펌프의 주위를 돌면서 함께 뛰어다니는 산책을 하기도 했다. 나이가 들어서는 심지어걷지 않는 산책이라는 것도 했다. 힘들면 아무 데나 앉아서 쉬다가 다시 일어날 마음이 들면 이동하는 것이다.--- pp.352~353

개의 특성을 주시하라
내가 거의 매일 하는 질문이 있다. 바로쟤가 왜 저러지?’. 하지만 대개는 개가 하는 모든 행동에 다 이유가 있는 건 아니라고 결론 내릴 때가 많다. 개가 갑자기 바닥에 털썩 주저앉아 당신을 보는 것은 그냥 앉아서 당신을 보는 것일 뿐이다. 특별한 이유는 없다. 모든 행동이 항상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만약 개의 행동에 의미가 있다면 그 행동은 동물로서, 갯과 동물로서, 그리고 특정 품종으로서 개의 역사를 고려해야 한다.--- p.355

개의 일상을 배려하라
우선 개에게서 개 냄새가 나도 참을 수 있는 만큼은 참아라. 어떤 개들은 규칙적인 목욕으로 심각한 피부질환을 앓기도 한다. 그리고 자기 몸에서 자기가 들어갔던 목욕통 냄새가 나는 것을 좋아하는 개는 없다